Untitled Document






  
제목 : 조선시대로의 외출


오랜만에 기분 전환을 하고 맘의 여유도 찾고자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특별한 외출을 했다.

회사 점심때, 식사 후 회사 맞은편에 있는 덕수궁을 찾았다.
항상 지나치는 친숙한 길임에도 가는 동안 뭔지 모를 설렘에 발걸음이 가벼웠다.
덕수궁 정문을 사이에 두고 덕수궁 안과 밖은 마치 두 개의 시대가 공존하는 듯한 야릇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나는 덕수궁 안 풍경을 음미하며 조선시대를 걸었다.
따갑게 내리쬐는 햇볕에 여름이 코앞에 다가왔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벤치 곳곳에는 점심 도시락을 펼쳐놓고 담소를 나누는 회사원들로 가득했고, 소풍과 탐방을 위해 찾은 학생도 많았다.

걷다가 덕수궁미술관으로 들어섰다.
'드로잉의 새로운 지평'이라는 주제로 2층에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다.
불규칙한 붓 번짐과 터치를 이용한 그림들로, '여백의 미'가 돋보이는 작품들이었다.
3층에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유화 작품이 대부분이었는데, 사물 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그림 위에 추상적인 이미지들이 그려져 있었다. 왜곡과 변형된 이미지에서 야릇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작품을 '맛' 보는데 정신을 빼앗긴 나머지 점심때가 다 되어가는 것을 잊고 있었다.
미술관 밖을 나서자 뭔지 모를 아쉬움과 풍요로움이 교차했다.
'아! 아쉬운 배부름….'

그동안 직장 등의 사회생활을 하며 쉼 없이 달려온 나.
이번 작품 관람을 통해 잊고 있었던 또 다른 '나' 를 찾게 되었다.
내 삶에 가치를 부여하는 근본은 바로 마음의 여유와 풍요로움인 것임을….

미술관을 나서며 나는 어느새 '광화문 연가'를 콧노래로 흥얼거리고 있었다.

2003-05-17
2003-05-15 Thu 14:45

추천


이름    메일    비밀번호
목록으로    


글번호 글제목 글쓴날짜 조회수 추천수
 8    손으로 옮겨쓴 성경전서  [15]  07-08-29   11336   479 
현재 게시물   조선시대로의 외출  07-08-28   6017   363 
 6    탈영병이 될 뻔한 이등병  [4]  07-08-14   6363   342 
 5    기차여행  [4]  07-08-20   4646   235 
 4    뭘 먹고싶나요?  [1]  07-08-16   4187   230 
 3    친절한 음식점 없나요?  07-08-20   4018   235 
 2    출근길 버스 안에서  07-08-28   4409   234 
 1    '난' 기르기  07-08-20   4587   280 
 1 
   
EZBoard by EZN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