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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탈영병이 될 뻔한 이등병


어제 저녁 TV에서 해군사관학교 첫 여성 졸업생들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방영하고 있었다.
앳된 여성생도 20여 명의 힘든 훈련 모습과 졸업식의 현장을 자세하게 담고 있었다.
여성의 몸으로 4년 동안 혹독한 훈련과 고된 내무생활을 견뎌냈다는 것이 놀랍고도 대견하였다.

나는 수색중대를 전역했다.
선하게 생긴(^^;) 내가 당시 수색대에 차출되었는지는 아직도 미스터리다.

순탄(?)하게 병영생활을 하고 있던 이등병 시절. 어느 평일 날 행정반에서 나를 부르는 것이었다.
이유인즉, 내 친구가 면회를 왔는데 그 친구도 군인이기 때문에 평일임에도 불구, 특별히 면회를 허용한다는 것이었다.
뛸 듯이 기뻤다. 입대 이후 처음 맞이하는 친구와의 만남. 그때의 기쁨과 설렘은 지금도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친구를 맞이한 순간,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친구는 일병, 나는 이등병이지만 계급이 무슨 상관이랴.
1시간이 1분 같이 느껴지던 순간, 부대로 복귀할 시간이 되었지만 이를 잊은 채 이야기에 몰두하다가 결국 30여 분이 지난 후에야 부리나케 복귀로의 발걸음을 옮겼다.

막사 도착하기 200여 미터 전.
희미하게 보이는 중대 막사 앞에는 무슨 큰일이라도 발생한 듯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사병들로 가득하였다.
어떤 사병은 샤워 도중에 나왔는지 온통 발가벗었고, 작업하다 온 듯 보이는 삽을 든 사병들도 있었다.
그때 사열대에 서 있던 한 행정병 선참과 눈이 마주쳤다.
"야! 이~ X 세끼야! 빨리 안 뛰어!"
그 선참의 외침에 불길한 생각이 내 뇌리를 스치며, 그렇게 앞만 보고 죽어라 막사로 향해 달렸다.
탈영했다고 상급부대에 막 보고가 올라가려던 참이었단다.
다행히 그날 저녁에는 일직사관의 옆자리에서 수면을 취해 죽음(?)을 면할 수 있었지만, 다음날부터 선임병에 의한 지옥 같은 군기시간이 시작되었다.

지금 길을 거닐다 군복 입은 청년들을 보면 그때의 해프닝이 떠오르곤 한다. 시간이 멈춰버린 듯 고통스럽던 사건이 어느새 미소를 만드는 추억거리가 되어버렸다.
가끔 그때 면회왔던 친구와 기억을 떠올리며 소주 한잔 나눈다. 친구는 술 맛을 돋우는 데 이만한 이야깃거리가 없다고 한다.

친구여, 네가 겪었다면 웃음이 나오겠는가~ 으이구~

2003-04-12
2003-04-11 Fri 15:34

추천


usun
남편이 군대시절의 이야길 해 주면 거긴 갈 곳이 못 된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그래서인지 벌써부터 우리 준건이가 군대에 갈 생각을 하면 아찔하다.
20년정도 후에 벌어질 일인데 지금부터 걱정이 되니 우야노 ~~ ㅠㅠ
2003-04-12 Sat 12:29 삭제하기
음....빠
이등병이 그러면 쓰나~
칼가치 복귀해도 당연하게 여기는게 군대다
2003-05-12 Mon 12:19 삭제하기
현역병
요즘 군대는 예전같지 않다. 내가 입대할때만 해도 그러진 않았는데...
요즘 군대는 이등병,일병..... 하여간 짬먹으면 조용히 찌그러져 살아야 한다...
얘들이 개념없이 긁어대서 여럿 영창가는 군대가 요즘 군대다....
전역만이 살길이다.....씁,,,
2003-06-15 Sun 13:19 삭제하기
현역병
요즘 군대는 예전같지 않다. 내가 입대할때만 해도 그러진 않았는데...
요즘 군대는 이등병,일병..... 하여간 짬먹으면 조용히 찌그러져 살아야 한다...
얘들이 개념없이 긁어대서 여럿 영창가는 군대가 요즘 군대다....
전역만이 살길이다.....씁,,,
2003-06-15 Sun 13:20 삭제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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